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으셨다. 동틀 무렵 ‘다녀오마’ 일터로 나가셨던 아버지는 그날 돌아오지 못하셨다. 대신 낯선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씨가 일하다 다쳐 중환자실에 옮겨졌다”는 내용의 전화였다. 짧은 통화였는데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후들대는 다리를 재촉해 달려간 병원 중환자실에는 아버지가 누워 계셨다. 새벽에 배웅했던 아버지가 지금 내 앞에 누워 계신 당신이 맞는지 도저히 확인할 수 없었다. 눈앞이 흐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갑자기 시커먼 커튼이 쳐지는 느낌이었다. 그날 이후로 아버지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이며 생명을 이어가셨다. 하반신 불구로 7년을 병상에 계시다 마지막 해에는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암을 얻었고, 깊어가는 가을밤 ‘걷고 싶다’는 말씀을 남기신 채 돌아가셨다. 잊고 있었던 20년도 더 된 일이 요즘 자꾸 떠올랐다.
출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1485
